"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캑터스(Cactus) 1549. 조류 충돌로 엔진이 모두 꺼졌다."
영화 '허드슨 강의 기적' 속 US에어웨이스 비행기에서 관제사로 통신한 내용이라고 한다. 이 비행기의 콜사인인 캑터스(Cactus)는 미국의 저비용 항공시장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아 선두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로 지어졌다고 한다. 위의 내용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된 것이지만 나 또한 지금까지 나를 상징하는 표식으로 선인장 이모지를 사용해오고있다. 디자인파일 한켠에 🌵= 이건 내가 디자인한 것 이라는 표시를 남겨두곤했는데, 이 또한 척박한 환경에서 큰 몸집을 키우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선인장처럼 살아가고픈 내 콜사인이라 생각하니 신기하면서 다들 비슷한 생각(나 또한 그런 꿋꿋한 의미로 선인장을 좋아한다)을 하며 살구나!라는 생각이들어 조금 웃음이 나왔다.
사실 나는 비행에 대한 로망이 없다. 비행기 이륙부터 착륙 때까지, 내 심장과 땀샘은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일하기 시작한다. 어쩌다 창문 옆좌석에 배치되어 앉을 때면 창밖을 바라보다 아찔한적(소름돋은적)도 많았다. 비행기에서 이제 안전벨트를 풀어도된다는 사인나와도 쉽사리 풀지 못하는 나는... '비행공포증'을 가지고 있는데, 이 비행기의 안전을 못믿어서라기보다는 '불운'이 언제라도 나에게 찾아올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일을 그 공간에서 일하는 조종사나 스튜어디스들을 떠올리면... 내 입장에서는 저들은 정말 비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겠구나!라는 생각이든다. 거기에 덧붙여 강심장도 가지고 있겠지!
이 책은 여러가지방면으로 나에게 비행기=안전함이라는 느낌을 많이 심어준 책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 애쓰고 있는지 정말 몰랐는데, 모두가 서로 항로를 체크해가며 사고가 나지 않게 늘 연습하고 조절하는 모습들이 모든 페이지 곳곳에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시간의 경험들이 다져지고 다져지고 다져져서 지금의 비행기와 조종시스템들이 있는것이지만, 실수를 경험삼아 고쳐나가는 모습들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여러 모습들(정치, 사회, 경제...)중에서 가장 정직하게 발전해 온게 아닌가 싶기도했다.
이제 공항에 가면 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비행기과 조종사들을 바라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나의 안전을 위해 애써주는 많은 사람들을 한번 더 돌아보게 될 것같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그리고 묵묵히 일하는 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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